가계 양극화 심화, 상위 20%와 하위 20% 자산 격차 8배의 진실
"집값이 올라서 자산이 늘었다"는 뉴스 뒤에 숨은 진실이 있습니다. 평균이 올랐지만, 그 혜택은 이미 집을 가진 사람에게만 돌아갔습니다. 한국은행이 2026년 6월 발표한 보고서는 이 문제를 "복합 양극화"라는 단어로 정의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한국은 자산 격차와 소득 격차가 동시에 악화되는 전례 없는 상황입니다.

상위 20%와 하위 20%, 자산 격차 8배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의 평균 자산은 13억 3,651만 원입니다. 반면 1분위(하위 20%) 가구는 1억 5,913만 원입니다. 8.4배 차이입니다. 전년(7.3배)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순자산 기준으로 보면 격차는 더 충격적입니다. 순자산 5분위 가구의 평균 자산은 17억 4,590만 원이고, 1분위 가구는 3,890만 원입니다. 무려 44.9배 차이입니다. 전년(42.1배)보다 격차가 커졌습니다. 전체 가구의 57.0%가 순자산 3억 원 미만을 보유하고 있고, 10억 원 이상인 가구는 11.8%입니다.
이를 경제학 지표인 지니계수로 보면 더 선명합니다.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7년 0.584에서 2025년 0.625로 올랐습니다.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한 지표에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찍은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됐나, 부동산이 핵심
한국은행은 자산 격차 확대의 핵심 원인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꼽았습니다. 부동산을 가진 사람은 집값이 오르면서 자산이 저절로 불어났고, 무주택자는 그 상승분을 아예 누릴 수 없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 자산이 고연령층에 집중돼 있다는 점입니다. 집을 가진 사람은 주로 50-60대 이상이고, 20-30대 청년은 내 집 없이 월세를 내면서 자산 축적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40대(7.7%)와 50대(7.7%)의 자산이 크게 늘어나는 동안, 39세 이하 청년 가구의 자산은 오히려 0.3% 감소했습니다. 이 구조에서 상속과 증여가 더해지면 자산 양극화는 대물림됩니다.
소득 격차도 반등, 이중 악화
자산 격차뿐이라면 그나마 덜 심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행 보고서는 소득 격차도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소득 지니계수는 2016년 0.353에서 개선 추세를 이어가 2023년 0.323까지 내려갔다가, 2024년에 0.325로 반등했습니다.
소득의 질도 변했습니다. 전체 가구 소득은 평균 3.4% 늘었는데, 근로소득은 2.4% 오르는 데 그쳤지만 이자·배당·임대료 같은 재산소득은 9.8% 증가했습니다.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를 4배 가까이 앞섰습니다. 자산이 있는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돈이 더 벌리고, 근로소득에만 의존하는 가구는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구조입니다.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20%인 가구 중 20-30대의 비중은 2020년 7.9%에서 2025년 15.2%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가난한 청년이 두 배로 늘었다는 뜻입니다.
AI까지 더해지면, 구조가 더 굳어진다
한국은행은 이 양극화가 앞으로 더 심해질 요인으로 AI를 꼽았습니다. 저소득층과 경력 초기 청년층의 업무는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생성형 AI 출시 이후 청년층 고용은 빠르게 감소했지만 50대 고용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AI는 숙련된 사람에게 더 유리하고, 저숙련 청년층을 더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경제 전체에도 부정적입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상위 10%의 자산점유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2년 뒤 총요소생산성(경제 효율)이 0.16%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낮아진다는 뜻입니다.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과 청년 가계의 경제활동 여력이 줄면, 내수도 약해집니다.
한국은행은 해법으로 부동산 중심의 가계 자산구조를 생산적 자산으로 전환하고, 기술 대체 위험이 큰 직군을 위한 직업훈련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숫자가 먼저 말해주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시작입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저장해두시고, 다음에 다룰 자산 토큰화 투자 혁명 이야기도 함께 확인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본 글은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제2026-14호,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한국은행·국가데이터처·금융감독원 공동)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정리 글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