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동산 사재기 논란, 진짜 문제는 뭘까
"외국인이 강남 아파트를 싹쓸이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정부는 작년부터 강력한 규제로 대응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규제 이후 외국인 거래량은 확실히 줄었지만 집값은 오히려 더 올랐습니다. 숫자로 보면 이 모순이 정확히 보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정리해드립니다.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 무엇을 막는 제도인가
정부는 2025년 8월 26일부터 외국인이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주택을 매입할 수 없도록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쉽게 말해, 외국인이 이 지역 집을 사려면 먼저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고, 산 다음에는 2년 동안 실제로 거주해야 합니다. 허가 없이 계약하면 그 계약 자체가 무효 처리될 수 있습니다.
이 제도가 나온 배경은 단순합니다. 실제로 살지도 않으면서 집을 사두고 가격만 올려놓는 "투기성 매입"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적용 대상 용도는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며, 지정 기간은 2026년 8월 25일까지입니다.
규제 효과, 숫자로 보면 확실하다
규제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외국인 토허구역 지정 이후 해당 지역의 외국인 주택 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79건에서 1,481건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서울 인기 지역인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외국인 거래량은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합니다. 서울 지역의 외국인 주택 거래량은 496건에서 243건으로 줄었는데, 그중에서도 서초구는 무려 88%가 감소해 92건에서 11건으로 떨어졌습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거래가 전체의 71%, 미국인이 14%를 차지하는데, 두 국적 모두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12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 거래는 절반 이상 감소해, 상대적으로 비싼 집일수록 규제 효과가 더 컸다는 점도 확인됩니다.
비유하자면, 입장권 가격을 올리고 신원 확인 절차를 까다롭게 만든 콘서트장과 비슷합니다. 입장하는 사람 수는 확실히 줄었지만, 그게 곧 콘서트장 인기가 식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집값은 안 떨어졌을까
여기서 진짜 의문이 생깁니다. 외국인 매수가 이렇게 줄었는데, 왜 정작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을까요.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외국인 토허구역 지정 직전이었던 작년 8월 25일 강남 3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 지수는 106.76이었는데, 최근에는 113.69까지 올랐습니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14% 가까이 상승했다는 뜻입니다. 서울 전역으로 봐도 매매지수는 103.68에서 108.97로 올랐습니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애초에 강남·용산 집값 상승을 외국인 매수가 주도한 게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외국인 거래 비중 자체가 전체 시장에서 크지 않았기 때문에, 외국인 손을 묶어도 국내 수요만으로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었던 겁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거래 비중이 작더라도 특정 지역에서 국적이 쏠리고 비거주 투기성 거래가 한 건 발생하면, 그 가격이 주변 시세 전체를 끌어올리는 파급력이 있다는 점은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규제는 계속 강화되는 중
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관리를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거래신고 시 매수자의 비자나 거소 정보를 기재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매수자의 신원과 자금 흐름을 더 정밀하게 파악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조치 이후 수도권에서 외국인이 매수인으로 등기 신청한 건수는 작년 8월 1,051건에서 최근 576건으로 약 45% 더 줄었습니다.
실거주 의무를 지키지 않는 경우에 대한 단속도 깐깐해지고 있습니다. 실거주 의무 불이행이 적발되면 지자체장이 이행명령을 내리고, 명령을 어기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됩니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허가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국토부는 지방정부와 협력해 실거주 의무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정리하면, 외국인 부동산 규제는 거래량을 줄이는 데는 확실히 성공했지만, 집값 안정이라는 본래 목표는 아직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외국인 탓"이라는 단순한 진단보다는, 국내 수요와 공급 구조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진짜 원인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저장해두시고, 다음에 다룰 한국은행 기준금리 전망 글도 함께 확인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본 글은 국토교통부 및 한국부동산원 통계, 관련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정리 글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